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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 감방라이프.2

7투비의 탈옥 일지

감방라이프.1. >>http://posty.pe/497kem


곧 자신의 운이 어디까지인가 를 시험하게될 일훈은 곧 죽을상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어쩌다가 저 또라이의 방을 뒤지게 되었나 하면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부탁하는 은광을 차마 밀어내지 못한 일훈은 결국 그의 부탁을 수락하고 말았다. 교도소 안에서 소지할수잇는  개인물건의 양은 한계가 있으니 그것을 찾는데까진 얼마 걸리지 않을거라며 나름대로 위로하던 은광은 일훈의 표정을 보곤 조용히 입을 닫기로 했다. 


감방라이프

w.키아



죄수들이 사회에 나갔을때 적응하는것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많은 죄수들은 점심을 먹은 후 3~4 시간씩 일을 해야만 한다. 물론 돈은 거의 안준다고 보는것에 가깝고. 일훈이 처음 왔을때 이를 듣고 순 날강도와 다름이 없지 않나 생각했으나 이곳은 교도소였다. 애초에 싫다고 안할수있는 일이 아니였으니 용돈도 되지 않을 돈을 받으며 앞으로 10년간은 이 짓거리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일훈을 절로 암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은광이 누군가.(죄수?) 그와 같이 다니기로 시작한뒤로 일훈은 의무실 내부 보수 공사를 맡게 되었다. 어떻게 이리 시기가 딱 맞았는지는 모르나 며칠전에 한 수감자가 이곳에서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교도관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으나 그것을 더욱 가중시킨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가 자살한 방법이였다. 어디서 구한건지(아마도 이창섭을 통했겠으나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올리브유 두병과 라이터를 소지한채 의무실로 온후 그날 밤에 자살했다고 하더라. 듣기로는 불에 타 죽는것이 가장 고통스럽다던데 굳이 그렇게 죽은 이유가 무엇일까 잠깐 궁금했으나 이내 일훈은 잡생각은 떨쳐내기로 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타버린 의무실 내부의 벽지를 뜯어내고 새로 붙이며 탄 물건들도 교체해야할 사람들이 필요했었는데 그 사이에 일훈도 끼게된 것이였다. 처음 의무실에 갔을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일훈은 정말 놀랬었다. 은광이 말해줬던 주의해야할 인물들이 거의 다 있었으니(육성재는 제외다) 놀랄 수밖에. 의무실 안에는 정일훈,서은광,이창섭,프니엘,임현식 그리고 그의 무리인듯한 이름모를 남자하나까지, 총 6명이 들어와있었다. 왠지모르게 싸한 분위기아래서 잔득 위축되있었던 일훈은 은광이 다가오기 전까지 인사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보자면 일훈은 자신에게 이런 원망스러운 부탁을 한 은광의 옆에서 벽지를 뜯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건 그 나름대로의 실로 소심한 복수였다. 벽지를 뜯어내는것 말고도 할일이 많았는지 은광과 일훈을 제외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소름끼치도록 커다란 굉음들이 그들의 귀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할거니까, 우린 그게 꼭 필요해. 이런 부탁해서 미안하지만 우리도 워낙 급해서. 힘내!"

얼얼한 귀를 살피고 있었는데 은광이 형이 나에게 뭐라고 한것 같았다. 뭘한다고..? 시끄러운 주변의 소음에서 정신차리기도 전에 힘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뒷부분밖에 제대로 듣지 못해서 잔뜩 궁금진후였으나 이미 시야에서 벗어난 은광을 찾기란 쉽지 않을듯 했다. 그래, 얼핏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것 같은데 곧 있으면 들어가야할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은것 같았다. 


결국 끝끝내 드라이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듣지 못한채로 일훈은 취침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등!!"

목청좋은 교도관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교도소 내부의 불이 꺼졌다. 하나둘셋, 하나둘셋, 마음속으로 숫자라도 세며 성재가 잠들길 기다린 일훈은 이쯤되면 그가 잠들었을거라 믿으며 조용히 일어나 그의 물건들이 놓인곳으로 향했다. 마치 도둑질이라도 하는듯한 느낌에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걸리면 죽는다. 걸리면 죽는다. 걸리면 죽..

_툭

... 그대로 얼음이라도 된듯이 멈춰있었던 일훈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손에 난 땀을 바지에 북북 닦고나서 방금 떨어뜨린 두꺼운 성경책을 주으려 고개를 숙인 일훈은 갑자기 오한이 드는 느낌을 받았다. 

'뭐지..?' 

불안한 느낌을 가득 받은채 조심스레 돌아본 일훈의 뒷편에는 이층침대의 위에 걸터앉아 한쪽 다리를 세우고서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성재가 있었다.

"거기서 뭐해?"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지? 뭐라고..뭐라고 빨리 대답할만한걸 찾자! 눈앞에 보이는 성경을 보자마자 일훈이 외쳤다.

"악몽꿔서 성경이라도 좀 읽어보려고, 하하, 실수로 떨어뜨렸는데 많이 시끄러웠나..?"

전에 살던 동네의 꼬맹이도 안밎을것 같은 어색한 연기를 펼치며 일훈은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다행이도 성재가 아직까지 자신의 말에 뭐라 덧 붙이지 않는걸로 봐서는 어짜피 쫄려서 더이상 찾지도 못할꺼 그냥 빨리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성재가 내려왔다.자신과 상관없을거라고 믿고 눈을 감고있던 일훈의 목에 서늘한 무언가가 닿은 느낌이 났는데, 필히 자신이 찾던 그 드라이버임이 분명했다.

"이걸 왜 찾아?"

" ... 아니, 이게 뭔데..?"

"죽을래? 똑바로 말안해?"

엄마, 무서워. 입을 잘못놀리면 정말로 죽을것같은 느낌에 사실대로 말했다. 비밀이라고 한적도 없으니 딱히 문제될건 없을거라며 자기합리화를 끝마친 일훈이였으나 성재가 은광을 만나겠다고 하자 급격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저기..은광이형이 나쁜맘으로 그런건 아닌거 알지..? 그게  지금 꼭 필요해서 어쩔수가 없었다니까.. 막 때리거나 뿌러트리거나 그러면 안돼?!"  

"..넌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냐? 내가 언제 때린데? 됐으니까 잠이나 자."

자신이 방금 전까지 일훈의 목에 드라이버를 대고 있었다는건 까맣게 잊은지 오래인 성재가 잔뜩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 이층침대의 위로 올라갔다. 방금전까지 목숨을 위협당했던 일훈은 조금 억울했으나 그래도 드라이버를 아예 안줄것 같진 않은 성재의 태도에 안심하곤 이만 잠에 빠져들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운동장의 구석에서 어젯밤의 일을 털어놓으며 죽는줄알았다며 호소하는 일훈과 은광이 보인다. 아마 저녁전에는 찾아올것 같다는 일훈의 말을 듣고 생각에 빠진듯한 은광의 표정과 그를 통해 뭔가 잘못된건가 걱정되기 시작한 일훈은 입술을 몇번 달싹였으나 이내 닫고 조용히 있기로 했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정신없어서 잊고 있었던게 생각난 일훈은 은광에게 드라이버가 왜 필요했는지 묻기로 했다. 그러나 어제 주변이 시끄러워서 못들었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어제 말해줬다는 말만 반복하는 은광에 결국 심통이난 일훈은 얼굴에 '나 삐졌음'을 달고 은광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에 그 특유의 웃음소리를 장착한 은광이 오늘 미래도움사업(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잔뜩 입맛대로 부려먹는)시간에 \  같이 말해주겠다고 하자 거짓말 같이 얼굴이 펴진 일훈은 다시 은광을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정말,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지 않은가?


일훈은 성재를 찾아 같이 데려갈 생각으로 열심히 찾고 있었으나 그는 이미 이들과 함께있었다. 몇분 후, 결국 포기하고 들어온 일훈을 마지막으로 이 거대하고 위험한 계획의 주인공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일훈이 들어온걸 확인한 은광이 목을 한번 가다듬더니 일훈에게 우린 탈옥할거라고 이야기했다. 

아,뭐야.탈옥 한다는 거였구나, 어..?

마치 오늘 저녁메뉴를 말하는 듯한 평온한 은광의 어투에 일훈은 그 말의 뜻을 이해하는데 한박자 느렸다.탈옥이러니..  자신도 모르는 새에 탈옥 계획에 가담하게된 일훈의 머릿속은 뒤죽박죽 여러 생각들이 잔뜩 얽혀갔다. 찰나의 짧은 시간이였으나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한 일훈이 입술을 떼었다. 

 "당황스러운데 맘에들어. 그래서 난 뭘하면 돼?"

어짜피 이왕 발들인거 확실하게 가기로 했다. 사실 말도안되는 누명에 의해 일훈의 10년을 이곳에 갖다바치기엔 자신의 청춘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웠다. 그렇게 굳게 다짐하고 대답한 일훈의 뒤로 이어질 은광의 대답은...

"음, 아직 비~밀!"

..그렇다고 한다.



 사실 일훈이 들어오기 전까지 이곳은 시베리아 한복판에 떨어지는 것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냉랭했었다. 물론 그 이유는 누구나 알고있을거라고 믿는다, 육성재. 성재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이 교도소 안에서 일훈이 유일할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지능이 떨어지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한다. 지금이야 같이 가자고 하지만 혹여 맘이 바뀌기라도 한다면? 당연히 그를 신뢰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들켜버린 마당에 다른 선택지란 없었으니 은광과 그의 무리는 다소 위험하더라도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위험한 것은 사실. 만약 이 계획이 실패한다면 현식은 복수는 커녕 다시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것이 분명했다. 

다음날 현식이 일훈을 따로 불러냈다. 

일훈의 머릿속은 어제부터 쉴틈이 없었다. 이 교도소 안의 실세로 보이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직 많이 무서운 임현식이 자신과 단 둘이 보자고 하다니, 솔직히 말해서 현식의 외모는 지독히도 일훈의 취향이였다. 그가 풍기고 다니는 '누구든 가까이 오면 죽여버리겠다.'는 포스만 아니였다면 일훈이 먼저 말을 걸엇을지도 모르는, 무서워 죽겠지만 그에 비례하게 조금씩 떨려오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니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이런 끔찍한 교도소 안에서 삼장이 뛰다니, 자신도 참 가관이라고 생각하였다.

 심호흡 하고 들어갔으나 내용은 정말 별거 없었다. 그냥 육성재가 불안하니 잘 감시하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지켜보고 있었다. 설마 했으나 역시나 그가 준비한 말은 여기까지 인듯 했다. 아쉬운 마음에 밍기적밍기적 거리며 최대한 천천히 나오려던 일훈은 단 둘만 있을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것이라는걸 기억해냈다. 아마, 아예 없을수도. 그러자 어디서 샘솟은 용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까일때 까이더라도 말이나 한번 걸어보자는 심정이 되었다. 

"저 근데 이름이 뭐에요? 그래두 우리 이제 나름 한배를 탄거나 마찬가진데 저기,그쪽 이렇게 부르긴 좀 그르치 않나,,요.?"

 미친, 내가 방금 뭐라고 씨부린거지? 이름을 어떻게 모르냐.

"싫음 마시구,,"

"임현식. 내 이름 몰랐어? 난 아는데, 정일훈. 맞지?"

"아,, 네! 맞아요! 제가 기억력이 안좋아서,,ㅜ"

( 은광과 대화하면서 한번 본것도 잘 안잊어버린다고 말했던 그 일훈과 동일인물이 맞다.)

" 이왕 이름도 말한겸 말도 놓을까. 괜찮지,일훈아?"

"헐.. 아니 네! 당연히 괜찮죠! 그럼 현식이 형! 전 가볼께요 아, 아니 갈게!"

 와, 물어보기 잘했다. 세상에 일훈아라니.. 일훈아... 일훈아...


 들어오기 전에 무서워했던 기억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지 오래고 일훈의 머릿속에서 현식의 이미지는 '친해지고 싶은 형' 으로 새롭게 탈바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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