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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피해자

연쇄살인마 육성재 × 경찰 이창섭


형사님, 내가 무서워?


여덟번째 피해자


w. 키아




선홍빛 피로 잔득 적셔졌던 밤을 지나 아침이 찾아왔다. 

'아.. 또다'

역시나 오늘도 신문의 첫페이지를 장식하는건 그 살인사건이다.몇달동안 온 나라를 들썩이고 있는 연쇄살인범은 보름에 한번씩 사람들을 죽여나갔다. 범인에 대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몇달이 지나도록 단서하나 잡지 못하는 우리 부서에게 윗선에서 좋은말이 나올리 없었다. 피해자의 유가족들의 갈곳잃은 분노와 시민들의 불안감은  우리를 향했으며 계속되는 성과없는 수사에 우리 부서는 점차 지쳐갔다.

이런게 가능할까 싶을정도로 철저한 완벽범죄. 한번도 아니고 벌써 6번이나 발생했다. 경찰의 무능력함을 탓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하늘을 찔렀으며 같은 상황들의 반복에 우리는 전의를 상실했다. 그러나 저 미친 연쇄살인마는 살인을 멈추지 않았으며 마지막 사건으로 부터 15일이 지난 오늘, 7번째 피해자가 나타났다.  


" 창섭아, 뭐좀 찾았냐."

" 아니요, 역시나 깨~끗하네요."

" 대체 무슨 연관성일까. 정말 묻지마 범죄라면 너무 최악인데."

" 아니, 이런게 말이 됩니까? 대체 무슨수를 쓰면 이렇게 깨끗해요?"

" 마법을 쓴다고 해도 믿겠네."

" 자자, 조용! 시간이 걸렸던 나머지 파일들 가져왔으니까 다시 일해라,"

곳곳에서 비명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럴만도 하지.  5분도 못 쉬었는데! 죽을상을 하며 마지못해 새로 들어온 파일들을 재생시켰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그 시간대의 모든 도로의 씨씨티비 영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막노동,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우리의 성의를 봐서라도 흔적 조금 정도는 남겨줘야 하는거 아니야?! 눈물나게도 철저한 살인마는 손톱만큼의 작은 단서도 남겨주지 않았다. 대체 뭐하는 새끼일까. 그 순간이었다.


" 어,어..! 팀장님!!"

" 뭐야? 뭐 찾았냐?'

" 찾았다고?!"

" 창섭아~~, 니가 우리를 구하는구나!"

하하하, 찾았다. 진짜야. 음침한 골목길과는 어울리지 않는 검은 세단 한대가 홀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지나가고 있었다. 만약 발견한다면 당연히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숨기에 불리한 차가 나오다니 당황스러우나 어쨋든 실마리를 찾았다. 잠깐, 저런 미친.

" 근데 번호판이 가려져 있는데 어떡하죠?" 

2차 막노동의 문이 열렸다.


검은 세단이 지나갔던 길을 찾고 있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범위가 광대해졌다. 일부로 그러는 건지 씨씨티비가 없는 곳을 지나는 그 차에 다시 씨씨티비가 생기는 모든 경우의 영상을 보다보니 결국 끝이 없었다. 몇날몇일을 밤새가며 찾은 결과는 남원에 있는 한 폐차장 부근에서 끊겼다. 주변에 블랙박스하나 없는 폐차장을 또 어떻게 찾은건지. 꼬불꼬불 잘도 돌아다니더니 결국 우리 부서는 저 살인마의 손에 놀아난거였다. 지독한 허무함. 그러나 증거따위가 남아있을리 없다는걸 알면서도 그곳에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저 혼자 갔다올게요."

내 잘못이 아니라는걸 알지만 휘몰아치는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보통 사건이였다면 현식이형과 함께 움직였겠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적어도 3시간은 걸리는 곳으로 허탕을 치러 가는 사람은 나 하나로도 충분했다. 혹시 운좋게 정차되어있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얻을 수 있을거란 희망은 접어두는게 좋았다. 그 사람이 놓쳤을리가 없을테니까.

지도를 의지해 겨우 찾아낸 폐차장은 버려진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버려져 안쓰는 곳이라는게 아니라 그냥 느낌이 그랬다는거다. 철장같은 거대한 문은 살짝 열려있었다. 평소에도 열어놓나 조금 의아했으나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릴수도 없었으니 그러려니 하고는 폐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양 옆에 쌓여있는 수많은 차들이 이곳이 얼마나 오래됬는지를 보여주는것만 같았다고 느낄때쯤 이곳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보았다. 


" 아, 안녕하세요,경찰입니다. 실례지만 폐차장에 관한 제 질문에 답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내가 다가간 남자는 잠시동안 말없이 나를 쳐다보다 이내 웃으며 답했다.

" 아아, 경찰이셨군요. 네, 당연하죠."

더 없이 친절한 말투였지만 왠지 모르게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감을 따라 이대로 돌아간다는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한참 예민해졌기에 그저 착각으로 치부하고 그를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 음, 일단 뭐라도 마실까요, 커피 드시죠?"

" 아, 네. 감사합니다."

" 하핳,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형사님이 궁금하신게 뭘까요?"

" 저.. 혹시 일주일전쯤에 이곳에서 폐차시킨 차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검은색 승용차요."

" 음.. 일주일 전이라. 일주일전.. 아! 맞네요,검은색 승용차! 멀쩡한걸 페차시킨다기에 의아했죠."

" 혹시 인상착의를 들을 수 있을까요?"

" 인상착의라고 해도 할말이 없는게 검은 모자 마스크에 얼굴이 가려져서 아는거라곤 키가 형사님 정도 였단거뿐이라. 목소리도 감기라도 걸린것처럼 낮고 갈라져있었지."

" 아.. 그렇군요.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번호판을 볼 수는 없을까요?"

예상했던 답변이었으나 그래도 범인의 키는 알아낸것 같다.


" 그럼요, 아까 저 있던곳에 있는데 가보실래요?"

" 네? 아, 네네!"

분명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남아있는것 같았다. 우릴 가지고 논게 아니였나? 번호판도 가짜이려나. 그럴꺼 같다. 복잡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어..?"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형사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 낯선 사람이 주는건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는것도 몰라요?"

알수없는 말을 하는 그를 바라보는데 의식이 흐려져갔다.

" 순진하네."

그의 품에서 정신을 놓았다.



다시 눈을 뜬 곳은 낯선 공간이었다. 마치 감옥같은 공간?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나를 짓누르는것 같았다.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하니 내가 폐차장에서 정신을 잃었다는게 생각났다. 

미친, 그 새끼가 범인이였다.  

나 정말 촉 하나는 귀신같네. 경찰 말고 점집이나 차릴껄. 실없는 생각으로 불안감을 떨쳐보려 했지만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8번쨰 희생자가 될거라는 불안감. 이곳에서 살아서 나가지 못할거라는 불안감. 아니, 내가 이곳에 왔다는걸 우리  부서 전체가 알고있다. 그러니까 반드시 나를 찾아낼꺼야. 팀원들이 나를 구하러 올거라며 스스로를 세뇌시키듯 중얼거리고 있는 도중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_끼이익

" ..너 이 미친새끼."

" 아이고, 형사님 말버릇이 이게 뭐야."

" 하, 좆까고 앉았네. 내가 아무말도 없이 내려왔겠냐? 죽을때까지 감옥에서 썩어봐라."

" 하하, 내가 감옥에 갈꺼같아? 불쌍안 형사님, 경찰은 나 못잡아. "

내 지갑에 들어있어야 할 신분증이 저 자식의 손에 들려있었다. 씹, 기분나쁘게 이름을 불러. 

" 뭔개소리야, 나 여기 있는거 안다니까."

" 여기가 어딘데?"

" 폐차ㅈ.. 젠장, 야, 당장 이거 안열어?"

" 하하-, 형사님 쫄았구나."

씨발, 존나 정답이다. 저 여유로운 얼굴을 한대만 갈기면 소원이 없겠네.

" 개소리야."

목소리 끝이 살짝 떨린것 같은데 못들었기를.

" 내가 무서워?"

갑자기 목소리의 톤이 바뀌었다. 한층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자신이 무섭냐 말하는 저 사람은 몇달동안 찾으려 애쓰던 연쇄살인마.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탈출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 계속 무서워해. 형사님은 귀여우니까 봐줄게."

"..."

" 근데 경찰이 구해줄거라는 생각은 하지마. 형사님 여기서 못나가."

" 지랄. 내일이면 우리 위치가 바껴있을거다."

지랄이다, 진짜.

" 말 좀 예쁘게 하라니까. 이창섭  아니였음 진작 죽였을꺼야."

씨발씨발씨발, 조온나게 무섭다. 새삼스럽게 내가 연쇄살인마에게 잡혔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 또 쫄았어? 걱정마, 넌 예쁘니까. 당분간 8번째 희생자가 발견되는 일은 없을꺼야."


 자기가 잡힐 경우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듯한 투에 욕이나 한바가지 퍼붓고 싶었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지. 그동안 증거하나 남기지 않았던걸 봐서는 여간 머리가 좋은게 아닌것 같다. 그런 그가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경찰이 못찾을꺼라 말하는걸 보면 뭔가 믿는구석이 있다는거겠지. 뭘까. 그 믿음의 근원.

 " 근데 창섭아, 나 아직도 모르겠어? 영 반응이 없네."

아까부터 느꼈던 기시감의 정체를 이제야 알것같았다. 저리도 자신만만 할 수 밖에. 이제야 기억났네. 저 남자, 잘또패 기업 사장이잖아. 

" ..육..성재."

" 응. 창섭아."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돈만있으면 살인을 하든 도박을 하든 죄가 되지 않았다. 좆같게도.  


" 웃어야지 창섭아. 내 기분에 따라 니가 얼마나 살지가 달라지는데."

육성재가 웃는다. 

" 하하.. 씨발."

이창섭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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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장르 글 리네이밍, 타 씨피 쓰는데 중간에 육섭같아서 그냥 이렇게도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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