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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섭] Our youth

육성재 x 이창섭

 애초에 축제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단 우리학교는 찬조공연과는 조금 거리가 많이 먼 곳이이었다는게 그랬고, 그 때까지의 나는 우리 학교 내에서 내 관심이 일만한 공연은 없을거라 믿고 있었다. 전혀 아니었다. 이창섭. 같은 학년이라고 했지만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무대에 올라선 그가 노래를 시작했을 때, 나는  흔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날 이창섭에게 첫눈에 반했다. 콩깍지라면 할 말이 없지만 무대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창섭의 모습은 빛나는 것만 같았다. 그가 아름답다고 느꼈던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야! 너는 저런애가 있단걸 왜 나한테 말을 안해?"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서 사라지는 이창섭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려 정일훈에게 소리치듯 물었드. 내 물음에 정일훈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뭐라고 하는것 같았지만 내게 들리지는 않았다. 지금은 이창섭에 대해 생각하기에 바쁘다. 내 중얼거림을 들은건지 정일훈은 나를 치고 어디론가 가버렸다...아퍼.

 그래, 소개할때 들었던 말로는 2반이라고 했지? 좋아, 내일부터 2반으로 등교하면 되는건가.

 선생님의 존재를 잊어버린듯한 성재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일찍 잠들었다.

 분명 알람을 맞춰났음에도 불구하고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일어났다. 이건 말도 안돼. 지금 당장 가도 점심을 같이 먹는건 포기해야만 했다. 힘겹게 옷을 입는것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1시쯤에는 학교 도착할 수 있었다.


"야! 날 두고 밥이 넘어가냐?!"

"뭐래, 당연한걸 묻고있어. 졸라 잘넘어가지. 이제 오냐?"

"내가 오늘 점심을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면서!"

"근데 왜 안일어났어?"

 마지막말과 함께 비웃음같은 미소를 건 정일훈은 말을 마치고는 매점간다며 앉아있던 임현식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아, 나 오늘부터 2반으로 등교하려고 했는데! 습관이란게 참 무섭듯이 내내 이창섭을 생각하면서도 자연스레 6반으로 들어왔다. 애초에 내려놓을 가방은 등고다니지도 않았던 나다.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 2반으로 향하는 성재의 머릿속은 어제 본 무대위에서 빛나던 창섭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다.

"이창섭!"

"..?"

 교실에서 은광이와 떠들던 창섭은 쾅소리가 나게 문을 열고는 자신을 찾는듯한 성재를 보았다.

"뭐야? 너 쟤 알아?"

"아니..? 뭐지."

"야, 근데 쟤.. 육성재잖아."

 여기서 창섭과 은광이 놀랄 수 밖에 없었던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야 굳이 따져보자면 육성재는 쌩 날라리에 속하는 인물이었으니까. 그에 비해 모범생 쪽에 속했던 창섭은 그와 정말 먼지만큼의 접점도 없었다. 두 남학생들의 얼굴에 의아함으로 잔뜩 물둘어가던 말던 전혀 상관하지 않은 성재는 어제 보았던 창섭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창섭! 맞지?! 안녕!"


"..."


"...야,너한테 인사하는데?"

"..그러게. 어..어,응. 안녕."

"그래그래! 나랑 사귈래?"

앞뒤없는 고백에 마시던 물을 뿜은건 지나가던 민혁이였고 혀를 깨문건 동근이였으며 소리가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른것은  은광이였다. 그럼 이창섭은?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아니, 다른 뜻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중이였나.다짜고짜 저를 찾아와서는 한다는 말이 사귀자고? 혹 그동안 저가 알지 못했던 다른 뜻이 있는걸까 그 뜻을 찾으려 한계치까지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 성재는 참을성이 좋은편이 아니였는데, 창섭이 답이 없자 다시 한번 폭탄같은 말을 던지는 성재였다.

"왜, 나 별로야? 잘생겼잖아. 나 어제 너 처음 봤는데 꿈에 나온거 알아?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생각했거든. 역시 그게 현실이면 더 좋을거 같아."

..뭐가?

"..너 나 알아?"

"당연히 알지! 너 이창섭이잖아?"

"그럼 나도 널 알꺼 같아? 처음 보는 사람이 사귀자고 하는데 누가 좋다고 해."

"날 몰라?"

 아니.. 사실 모를수가 없긴 하지. 육성재는 이미 학교에서 유명했으니까. 사고 치기 전문으로. 그러니까  일주일에 이틀은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삼일은 보다 더한 사고를 친다는 그 육성재가 나에게 고백을 했다는건가? 대체 왜?

"뭐, 그럴수도 있지. 근데 처음봤다고 거절하기엔 내가 너무 잘생겼지않아?"

"와.. 자기애가 넘쳐 흐르다 못해 천장을 뚫겠다. 아주."

"그래그래. 그럼 이제부터 서로를 알아가볼까? 난 육성재야."

"어... 뭐?"

 창섭이 한박자 늦게 소리쳤을때 성재는 이미 자기 반으로 돌아가는 중이였다. 물론 목소리는 들렸겠지만 뒤돌아오지는 않았음으로 돌아갔다고 해두자.


 반으로 돌아온 성재는 마치 저가 아수라백작이라도 된듯한 느낌이였다.  그래, 분명 좋은데 또 나쁘다. 당연히 수락할거라 생각했던(성재야...) 창섭의 예상못한 반응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아니, 그리고 마지막엔 소리쳤던거 같은데. 대체 왜지? 성재가 다닌 초•중•고 등학교 학생들의 대다수는 얼굴이 잘생겼는데 성격이 뭐가 중요한가-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성재가 다닌곳을 제외하고서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것이긴 했다. 그 때문인지 육성재는 그가 아무리 또라이로 유명하다고 하더라도 잘생긴 외모 덕택에 고백을 밥먹듯이 받았다. 수도없이 많은 고백을 받아왔고 간혹 자신이 하던 고백도 거절당한적은 단한번도 없었다. 그렇듯 연애가 쉬웠던 성재이기에 그는 끝가지 뭐가 잘못된건지 알아내지 못했다.

"안녕! 오늘 저녁 맛있지?!"

"악, 깜짝아! 뭐야, 너 왜 여기 앉아?"

"너랑 같이 먹고 싶으니까? 나 아직도 별로야?"

 응. 쉬는시간마다 찾아와서 여간 귀찮게 한게 아니잖아.

 "창섭아, 내가 별로야?"

 상냥한 어조가 미소와 어우러졌으나 눈은 웃고 있지 않은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니가 왜이러는지 모르겠어. 어제 처음 본사람한테 한눈에 반한다는게 말이돼?"

 "응. 여기 반한 사람이 있다잖아."

 야..이렇게 훅치고 들어오는게 어딨어. 내내 같은말의 반복이였는데 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져서 그런가 새삼스레 귓볼이 달아올랐다. 아니, 무슨 일상이 플러팅이야.

"어, 귀 빨개졌다. 물어보고싶어. 해도돼?"

 잠시 흔들렸던 내 머리를 한대 때려주고 싶다. 멀쩡한 귀를 물긴 왜 물어. ..당연히 안멀쩡해도 물면 안돼지만. 아니, 그것조다 저런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는데 대체 왜... 제발 누가 육성재에게 귀엽던가 섹시하던가 하나만 하라고 해주세요. 이쯤되면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창섭은 그동안 성재의 주위에 있던 이들과 같은 얼빠였다. 일코 잘하는 얼빠.

"미쳤어? 당연히 안돼!"

 얼굴까지 빨개진채 양 손으로 제 귀를 감싸는 창섭을 보니 지금 당장 눕혀버리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는 성재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이 없는걸로 유명한 육성재라 할지라도  강제로 그런짓을 하는 쓰레기는 아니였으니 후일을 도모하기로 한채 아쉬운 입맛만 다신채 물러났다.

"너 지금 진짜 토마토 같아. 왜? 이제 막 좀 나 보고 설레?"

"당황해서 그래, 당황해서! 니가 이상한말 하니까 그렇잖아."

"니 귀가 빨개져서 물고 싶어진건데 왜 나한테 그래."

"..."

 마지막 말은 못들은 걸로 하기로 한 창섭은 밥을 버리기 위해 일어섰다.


"나 아직 다 안먹었는데."

"응, 천천히 먹고있어. 빨리가고 있을게."

  그대로 창섭은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시로 향했다.

 ..그렇게 어느새 급식실에 버려진 신세가 된 성재는 혼자서 쓸쓸하게 교실로 돌아왔다


"야! 어떻게 남친을 버리고 갈수가 있어!"

"뭐?! 누가 니 남친이야!"

"왜? 나 남자친구 맞잖아. 내가 여자로 보여?"

 교실로 들어오자 마자 외친 성재의 말에 창섭이 튀어올라 반박했고 소란스럽던 교실이 조용해진것도 순간이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가득했지만 애초에 성재의 얼굴이 호감이던 창섭이었고 창섭이 호감이었던 성재였다. 더 없이 잘맞는 둘은 싸우고 화해하고 또 사랑도 했다. 달달하게. 항상 싸우고나면 상대방을 욕하는 둘이였지만 또 남이 욕하는건 못 참았다. 걔를 욕해도 되는건 나밖에 없어! 같은 형제같은 심리랄까.


"야, 너 맞고다니냐? 얼굴이 이게 뭐야."

"지랄. 내가 너냐."

"헛소리 하지 말고 이거 뭔데."

"..그새끼가 먼저 욕했어."
 
"뭐? 너를? 그자식 어디있어."


"됐어, 그런거 아니거든."


"아니야? 왜, 그럼 내 욕이라도 했대?"


"..."


"헐. 진짜 나 때문에 싸운거야? 우리 성재, 나 없으면 죽겠다 아주. 아-, 내가 이렇게 죄 많은 남자였다니."

"제발 좀 닥쳐."

"엉~,  근데 다음부턴 그냥 신고를 해. 이게 뭐냐."

"...응"


"뭐야, 왜이래. 기가 팍 죽었잖아. 가자, 맛있는거 사줄게."


 창섭아, 성재가 또한번 반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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