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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가 이상형 만나기 까지는,

육성재 x 이창섭

 "...하아...읏.. "

  남자가 내뱉는 더운 숨이 방안에 가득했다. 어두운 방안을 비춰주는 모니터의 작은 화면을 바라보며 몇번 더 신음소리를 내고는, 화면 속 남자가 그랬듯 절정을 맞이하며 사정했다. 하, 언제나처럼 사정 후의 옅은 자괴감과 비참함이  앞다투어 몰려온다. 그와 별개로 남자의 몸은 조금 전에 맛보았던 쾌감을 다시 한 번 느끼기를 원하고 있었으나, 남자는 모니터를 끄고 주변을 정리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남자가 살고 있는 집, 방금까지 전원이 들어오던 컴퓨터, 이것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니까. 다음날 오전에 있울 촬영계획을 다시한번 떠올리며 남자, 창섭은 침대에 누웠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일상이었다. 


  날이 밝았다. 해가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창섭도 눈을 떴다. 알람을 듣지 않고 일어나는게 얼마만이더라. 생각하기가 무섭게 머리맡에 놓여져 있던 폰에서 시끄러운 알람소리가 울려처졌다. 짜증을 불러오는 소리를 얼른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핸드폰이 다시 한번 진동했다. 익숙한 매니져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왜."

 "어, 벌써 일어났어? 오늘 오전 8시 촬영이었잖아,"

  무언가 불안한 감각이 스쳐지나갔다.

 "상대 배우네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도저히 올수가 없다고.. 내일 오전으로 연기됐다네."

  그럼그렇지. 어쩐지 알람도 없이 눈이 떠지더라니. 아, 더 누워있을껄. 후회가 밀려들었지만 이미 일어나버렸다. 물론 다시 눕는다면 못할것도 없었지만 이미 잠이 다 깨버렸다는게 문제지. 화장실로 향하며 창섭은 오늘 무엇을 할까 고민해보았다. 답을 찾기 까지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창섭은 섹스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혼전순결 같은것을 이유로 두며 싫어하지는 않았다. 원나잇이라는 개념은 정말로 달가웠다. 복잡한 관계없이 서로의 쾌락만을 위한 관계라니, 진심으로 그의 마음에 들었다. 새 드라마를 촬영하기 시작한뒤로는 한번도 하지 않았으니 적어도 몇달은 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오랫만에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창섭은 채팅을 켰다. 햇빛이 거리를 환하게 빛추는 낮임에도 불구하고 채팅창안사람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띵-' 경쾌한 알람소리가 울리며 새로운 메세지가 도착했음을 알린다.

 [오빠믿고천국가자: 몇살?]

  니가 그거 알아서 뭐하게. 뭣보다 닉네임부터 구려. 아웃. 

 [배려왕강공: 시간 되시는데로 연락주세요~]

  ..썩 맘에 드는 이름은 아니지만 여기가 다 그렇긴 하지. 뭐, 배려야 많으면 좋지만 얼굴은 제발 잘했으면. 얼굴이 잘하는 남자랑 한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 

 [Csub: 지금 괜찮으신가요?]

 [배려왕강공: 네, 그래요. 그럼 ××앞에서 10시 30분에 만날까요?]

 시계를 보니 10시를 살짝 넘기고 있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데. 빨리도 흘러가네. 

 [Csub: 네, 좋아요. 근데 그 전에 얼굴 공개 부터 할까요?] 

  물론 나는 내 사진 보낼생각 없지만.

 [배려왕강공: 네, 그러죠.]

 [배려왕강공: 사진 ]

  아.. 어쩌나. 얼굴가지고 사람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쯤이야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 짓은 나 좋자고 하는 짓이잖아? 내 이상형이 얼굴이잘하고 몸이 잘하는 남자인데 어쩌겠어. 미안하지만 안녕.

 [Csub: 아, 잊고 있던 약속이 생각났네요. 못볼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몇십번 반복해서 이제는 눈감고도 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멘트를 마지막으로 채틴창을 나갔다. 아, 오늘 안에는 구할 수 있겠지. 내일도 아침에 일어나야하는데. 

 [잘TT: 안녕하세요~.]

 [Csub: 네~, 얼공 가능 하신가요?

  배려왕강공 같은 남자를 한두번 본 것은 아니지만 왜인지 오늘따라 얼공전의 대화는 시간낭비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시간이 촉박한것도 아닌데.

 [잘TT: 사진은 좀 그렇고, 영상통화로 할까요?]

 [Csub: 네, 그래요.]

 [잘TT: 010.6262.6262.]

  뚜-뚜-, 반복적인 기계음이 들려오다 멈췄다. 전화를 받았다눈 뜻이었다.

'여보세요?'

"형, 나 오늘 착하지."

  잠깐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화면을 바라보았다. 메니져 형의 번호가 눈에 들어온다. 착하지 그럼. 촬영 때문에 일찍 일어났던 아침을 별말도 없이 끝냈잖아. 물론 그게 형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쩌겠어, 이 방법밖에 없는걸.

 '어?어.. 그렇지.'

 "그럼 나 좀 도와줘. 보낸 번호로 영통 걸어서 잘생겼는지 아닌지만 말해줘. 캡쳐해주면 더 좋고."

 '뭐? 아니, 잠깐 이ㅊ..'

  처음도 아니면서 새삼스럽게 놀라는 척 하기는. 그래도 몇년동안 알아왔다고 내 취향은 꿰고 있으니 이렇게 유용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통의 문자가 연달아 도착했다.

 [사진]

 [그쪽도 마스크 끼고 있었긴 했는데 눈으로 보나 목소리로 보나 괜찮은 것 같다. 아니 창섭아, 정말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조심하자. 응?]

  뒷말은 대충 흘기고 넘어가고, 음..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니, 저 사람도 자기 얼굴 엄청 사리네. 하긴, 자기 얼굴 안사리는 사람이 있기야 하겠냐만은. 그나저나 저 눈 밖에 안보이는 얼굴이 왜 익숙하지? 설마 연예계 사람인가? 친분 있는 사람만 아니길 바란다.

 [Csub: 그럼 10시 45분에 xx 앞에서 만나요.]

 [잘TT: 네.]

  으어어, 좀비가 낼듯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폈다. 제발 대박나라.


  음, 조금 아슬아슬 하게 도착했네. 시간을 보니 막 10시 40분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약속장소 앞에 서서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사진으로 보았던 남자와 비슷해보이는 사람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을 고르다 보니 조금 외진곳으로 향하긴 했다만...왜 아직도 없어. 혹시 늦는다거나 못온다는 연락이 왔었나 싶어 다시 앱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Csub 님?"

  목소리가 좋다는 매니져 형의 말이 고짓은 아니었는지 듣기 좋은 목소리가 내 닉네임을 불러왔다. 목소리 좋네, 익숙하기도 하고. 어? 순간 피가 급격하게 식는 기분이 들어 얼른 고개를 들어 눈 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헉."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숨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만 한게, 남자의 얼굴은 심히 익숙한 이의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게 나만의 일방적인 감정이라는 것? 내가 저 사람을 몇년을 봐왔는데, 고작 모자와 마스크 따위로 내 눈을 가릴 수는 없었다. 바로 어제에도 보았던 컴퓨터 속의 남자가, 게동 배우인 육성재가 눈 앞에 서 있었다. 

 "어..근데 아까랑 너무 다른데. 아니신가?"

 "아뇨! 맞아요, 하하. 안녕하세요."

  대박났다. 정말 초 대박이 났다. 너무 다급하게 말했나 싶긴 했지만 급했다는데 뭐 어쩌겠어. 아니 그보다 세상에 육성재라니, 연예계 활동 중 봐왔던 어느 배우와 비교해도 살아남을 얼굴이었다. 세상에, 눈호강 제대로 하겠네.

  "아, 묘하게 익숙하다 했더니만 이창섭 아녜요?"

 아.. 젠장. 눈치빠르긴. 엘레베이터에 들어설때까지도 빤히 내 얼굴을 향해있던 시선을 거두며 육성재가 말했다. 어짜피 알게 될거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만 역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긴 뭐, 어딜가도 보이는게 내 얼굴인데 못알아 보는게 더 이상했을지도. 

  "맞아요, 혹시나 싶어서 말해두지만 어디 가서 소문 내지는 마요. 머리기 있다면 안그러겠지만."

 어.. 좀 쎄게 나갔나? 모르겠다. 주위의 공기가 약간 어색해지려는 찰나에 남자가, 육성재가 소리내어 웃었다. 무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쎄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 그보다 왜 웃는데? 그 뒤로 한참을 웃어대는 육성재는 이상함을 넘어 약간 미친 것 같아 보이기까지도 했다. 그래, 잘또라는 별명이 그냥 생긴건 아니었지. 어느새 도착한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1602호를 찾았다. 음, 반대쪽이네. 하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잘생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쪽 아니야?"

 맞긴 한데.. 대체 왜 반말이지? 당황스럽다. 설마 내 신상을 알았으니 약점이라도 잡았다고 생각히는 건 아니겠지..? 당연히 크나큰 착각이다. 무엇보다 신상을 알 고 있는 건 그쪽만은 아니거든요. 

 "시작하기 전에 계약서 하나 쓰죠."

  말을 마치며 미리 준비해온 계갹서를 꺼냈다.  제일 상단에 보이는 글자가 내용을 짐작하게 해준다.비밀유지 계약서.내가 꺼내든 종이를 바라보며 육성재가 또 웃기 시작했다. 아까 처럼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웃음을 그친 그는 별 말없이 싸인을 했고, 씻는다며 들어갔다. 뭐가 그렇게 즐겁냐. 같이 좀 웃자. 물론 90프로가 내 계약서 때문인 듯 하지만. 그나저나 티는 안냈지만 마스크 벗은은 얼굴 정말 육성재였다. 순간 포커페이스가 흔들릴 뻔했다고. 수 많은 배우들을 만나며 단단해진 잘생긴 얼굴에 대한 내성이 무너질 뻔 했다. 그제야 조금 실감이 났다. 몇달만에 하는 섹스의 상대가 '그' 육성재라니. 자연히 머릿속에서 수 많은 장면들이 떠올랐고, 그로 인해 약간 서버렸다. 젠장. 착한생각, 착한생각. 그러나 눈물나게도 얼마 지나지 않고 욕실의 문이 열렸다. 와, 진짜 미친거 아니야? 어떻게 사람이 저래. 수건 한장만 달랑 두른채 나온 육성재의 머리칼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정말, 코피나오는 거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만 큼 섹시했다고.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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